특별한 바나나

캄보디아수도 프놈펜의 공항에서 목적지까지 3시간 걸린다는데...

한국에서 폐차할 차들을 여기에 다 팔았는지..

내장은 다 어딜갔는지... 녹슬고 찌그러진 봉고차 한대가 나와있다.

캄보디아인 운전기사는 아무 말없이 우리 일행을 태우고 캄퐁솜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좁은 2차선 도로에 큰 화물차량이 마주 스쳐지나가면 온 몸의 근육들이 긴장한다.

미국을 떠나면서 각오를 하긴 했지만 무섭고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아기들을 생각하며 아직은 좀더 살아야하는데...

 

말없이 운전하던 그 기사가 갑자기 차를 세우더니 길 옆 노상으로가서 바나나를 한 묶음 샀다.

얼마나 시장했던지 김치국부터 마시는 마음으로 한개씩 나누어 주려나 보다하는 기대와는 달리...

그 바나나를 운전대앞 선반위에 놓고 계속 가던길을 운전한다.

얼마동안을 가더니 또 한번 차를 세워서 우리를 위한 배려인가 생각하고 반가웠는데

이번에는 바나나를 들고 내려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더니...

이상하게 생긴 선반위에 놓고 합장하고 절을 한후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들이 믿는다는 신들의 제단이었다.

 

그들이 이 길을 지날때는 언제나 이 지점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관행이란다.

옜날 그 고개를 지날때는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였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산적들이 많아 지나가던 행인들을 대상으로 물건과 돈을 강탈하고 생명을 빼았는 무서운 고개였다는 것이다. 

그후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부탁을 하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재물을 바치는 제단이 한두곳이 아니고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긴 행열을 하고 있는것 아닌가?


                                                           (캄보디아에서 흔하게 볼수 있고, 가정마다 있는 신들에게 음식을 바치는 제단모습)

이제 돌아와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자마자 내 옆에 앉은 한 캄보디아 청년이 하는 말이

"저 청년은 자기가 지금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라며

그 기사 청년이 참 불쌍하다는 것이다.

자신은 예수님을 믿기 시작하면서 성경을 읽으며

더이상 그 운전기사와 같은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자신이 어린시절때 캄보디아는 참으로 불행한 시대였단다.

그때 공산치하의 킬링필드에서 헤아릴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였단다.

공산주의자들은 유물론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인간의 존엄성이나 존귀하다는 사상이 없다.

하나의 물질에 불과한 인간을 희생시키는데 아무런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

영혼도 없고 천국이나 지옥이라는 개념이 없는 고로 자신들의 공산주의 이념에 맞지 않는 사람은 무차별하게 죽였다는 것이다.

프로레타리아 노동자혁명을 위해 자본주의 사상으로 물든 흔적만 있으면 가차없이 죽였다.

그 기준이 들어보니 기가 막힌다.

안경을 낀 사람,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사람,

손이 깨끗한 사람,

학자, 교수, 선생, 소위 모든 지식층... 등

닥치는 대로 잡아 가두고 죽였다.

자신도 그 희생자중 하나란다.

그때 자신의 부모를 비롯한 모든 친척들이 희생을 당해 자신은 갑자기 고아가 되 버렸단다.

그 이후로 먹는 식량이 없어 닦치는 대로 먹을 만한것은 다 먹었다고 한다.

어느날 풀받을 지나다가 쥐 한마리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서 그것을 잡아 먹는데

군인들이 자기가 쥐를 잡아 먹었다는 이유 하나로

그들이 가진 곤봉같은 막대기로 머리를 심하게 내려쳤고 자신은 기절을 해서 쓰러졌단다.

                                                                   

그들은 죽었다고 생각하고 버리고 사라져버렸다.

얼마후 깨어나보니온 얼굴과 몸이 피투성이가 되있었고,

그 몸을 이끌고 간신히 생명을 부지하여 살게되었단다.

그때의 곤봉자국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잔인함에 치를 떨었다.

그 자리는 얼마나 세게 맞았던지 움푹패여 뼈는 함몰되어있었고

머리카락이 없는 맨살모양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사람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거냐?며 반문한다.

그러나 성경이 답을 제시하고 있지 않는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이 청년이 예수님을 알게되었고 믿게되면서 그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주를 위해 헌신하며 살겠다고 다짐한다고...